고양이마다 성격은 다르겠지만 어떤 고양이는 집사 무릎 위에 스스로 잘 올라가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 고양이도 그런 편인데요. 처음에는 고양이가 나를 많이 좋아해서 올라오는구나라고 생각했지만, 고양이들도 아무 때나 막 올라오는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고양이도 살다 보면 집사가 필요할 때가 있기 마련이죠.
1. 목욕하고 나서 아직 물기가 몸에 남아서 고양이의 체온이 떨어질 때
자주 씻기는 것은 아니지만 간혹 목욕하고 나면 체온이 떨어져서 추위를 느끼는지 계절 상관없이 무릎 위에 올라옵니다. 집사가 만약 옷을 입고 있다면, 집사 옷이 젖을 생각을 해야 합니다. 털이 보통 마를 때까지 누워 있거나 적어도 체온이 정상적으로 올라올 때까지는 무릎 위에 있는 것을 유지하는 것 같아요.
2. 9월부터 6월까지는 낮잠 자고 싶으면 무조건 올라옵니다.
정말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빼고는 대체로 낮잠을 자고 싶으면 무릎 위에 올라옵니다. 제가 고양이 생애의 2~3년 차까지만 함께 살고 결혼으로 인해 따로 나와 살면서 일주일에 한두 번씩 가는데 제 무릎 위에도 잘 올라와서 낮잠을 잡니다. 신기한 것은 남매 집사들한테만 무릎 위에 올라가고 엄마 집사나 아빠 집사 무릎 위에는 잘 안 올라가는 편입니다. 왜 그런지는 연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화장실 갔다 와서(우리 고양이는 모래 사용을 안 하고 화장실 타일 바닥에 대소변을 합니다.) 발바닥 젤리 시릴 때.
보통 집사들의 화장실 바닥은 차갑잖아요. 여름에는 참아줄 수 있을 정도의 차가움 또는 미지근함이겠지만 우리에게는 꽤 시린 계절이 있지 않습니까?! 화장실에 다녀오면 젤리가 많이 시리나 봐요. 무릎 위로 갑자기 뛰어올라옵니다.
4. 고양이가 수다 삼매경인 집사들이랑 같이 있고 싶을 때
고양이가 어느 날은 혼자 있는 것을 선호하지만, 어느 날은 사람을 보면 엄청 좋아하는 때도 있는데, 이때에 혼자 방에 들어가 있지 않고 함께 하고 싶으면 무릎 위에 올라와서 있곤 합니다. 고양이가 사람 친화적인 성격이어야 좀 더 가능성이 높아질 것 같아요.
5. 아플 때 의지하고 싶어서
과거에 아플때 링웜 걸렸을 때 꼭 올라와서 앉아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때에는 링웜 때문에 쓰다듬어 줄 수는 없었지만 넥 카라를 한 채로 자주 올라와서 앉아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보통 고양이가 집사 무릎에 많이 올라온다면, 이 행동은 대체로 고양이 체온이 낮아졌을 때 하는 행동이지만 고양이의 집사 신뢰도와 애정 성격과도 많은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집사를 믿으니깐 무릎 위에서 자는 것이고, 여태까지 고양이가 살아온 이래로 집사 무릎 위에서 낮잠을 잤을 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학습효과일 것입니다. 만약 무릎 위에 올라오는 고양이에게 올라올 때마다 괴롭혔다면 고양이는 '집사 무릎 위 '라는 장소를 다시는 찾지 않을 것입니다.
고양이는 집사 무릎 위에 올라올 때마다 자신의 몸을 집사 다리의 형태에 따라 맞춘 뒤 그 후에서 휴식을 취합니다. 집사들이 볼 때는 참 불편해 보이는 자세일 수 있겠지만 고양이에게는 졸음이 밀려오는 오후 시간에 제일 편안하게 눈을 붙일 수 있는 장소일 것 같아요.
지금부터는 고양이가 집사 위에 올라오는 행동을 기쁜 마음으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고양이들이 집사를 믿는다는 강력한 신호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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