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마침 할로윈 데이가 일요일에 걸려 있어서 약 한 달 전부터 「일요일에는 호박 파러 가자~!!」이렇게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녔는데 드디어 날짜가 도래하였어요.
계획은 있지만 장소는 아직 물색해놓은 곳이 없는 상태!
우리의 계획은, 잭오랜턴을 만들기 위한 준비물들을 챙겨서 야외에서 호박을 조각한 뒤 어두운 밤이 되면 랜턴을 만들어 기념하고 사진 찍고 오는 것이었어요. (마치 작년처럼요)
[작년 할로윈 데이의 기록] 2020.11.01 - 충격적인 할로윈데이와 잭오랜턴(Jack O"Lantern) 만들기 |
2021년 10월 31일, 할로윈 데이 점심!
호박은 시댁에서 가지고 와서 어제부터 차에 실려 있었고 집에 있는 과도, 숟가락, 싸인펜, 커터칼등을 챙기고 다이소에 가서 칼과 초를 구입하고, 외식으로 늦은 아점을 먹고 항상 그렇듯 목적지도 없이 출발합니다.
「우리가 바다로 가고 있기는 한데, 어디로 가야 할까?!」
「정자로 가야 해!」
그리하여 안착한 곳은, 갯벌이 보이는 어느 한적한 정자!
가져온 호박을 등장시킵니다.
나름 잘생긴 호박들이에요.
무게가 꽤 나갑니다.
오빠와 제가 각자 하나씩 조각을 할 건데요.
제가 작은 호박으로 하려고 했지만, 오빠의 강력한 우김으로 인하여 오빠가 작은 호박, 제가 큰 호박을 파기로 결정했어요.
가지고 온 컴퓨터용 싸인펜으로 호박을 디자인했어요. 작년에 펜을 안 가지고 와서 아이브로우 펜슬로 그렸었기에 이번에는 싸인펜을 잘 챙겨서 가지고 왔답니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잘못된 부분을 바로 물티슈로 지우면 90% 이상 잘 지워지지만 조금 마른 상태에서 지웠을 경우는 흔적이 남는다는 점이에요.
오빠는 작년에도 호박을 팠던 경험이 있기도 하고, 힘이 좋아서 호박을 스피드 하게 파내려 갔고 호박 조각 최초로 머리 뚜껑이 열리는 순간이에요. (화난거 아님)
저는 오빠에 비해 팔힘이 약하기도 하고, 오빠보다 더 큰 호박을 조각했으며, 작년에는 얇은 허니듀 멜론을 팠던 경험밖에 없어서 오빠보다 디자인이 간단했음에도 더디게 진행할 수밖에 없었어요. 어쨌든 저의 호박도 머리 뚜껑이 들어지는 순간입니다.
오빠가 호박 속을 파내고 있습니다. 호박은 내부에 실이 엉켜서 붙어있는 모양이라 과도로 살살 쳐내며 정리해 줍니다.
해가 지기 전에 호박을 다 파야했기에 오빠와 저는 짧아진 해와 시간 싸움을 하며 호박을 조각해야만 했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금세 끝났다는 사실을 미리 흘려 드립니다.
오빠는 순식간에 눈*코*입까지 조각하고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고, 저는 이제 속을 파내기 시작했어요.
나중에 촛불을 피울 예정이라 머리 뚜껑을 크게 파냈더니 커다란 바가지 같아졌어요. 많은 호박씨와 엉켜있는 실을 정리해봅니다.
너무 두꺼우면 촛불을 안쪽에 넣었을 때 눈코 입에서만 빛이 새어 나오고 전체적으로 랜턴 같은 느낌은 적어지므로 속을 파내어 껍질을 얇게 만들어 봅니다.
드디어 완성된 잭 오 랜턴(Jack O"Lantern)을 공개합니다!
별 모양 머리 뚜껑을 소유하고 있고 역삼각형 눈과 커다란 세모 코, 네모 이빨이 듬성듬성 규칙적으로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둥글고 큰 머리 뚜껑과 날렵한 눈, 작은 세모 코, 이빨이 없는 큰 입이 특징인 잭 오 랜턴입니다. 이제와서 보니 이빨을 하나 만들걸 하는 후회가 밀려옵니다.
머리 뚜껑이 살짝 들린, 잭 오 랜턴과 저무는 태양이 인상적입니다.
이제는 해가 저물기를 기다려 봅니다.
이제 슬슬 제부도로 출발합니다. 그전에 물길이 열려있는지 확인을 하고요. 만약 물이 들어차서 길이 막혔다면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으로 가야 합니다.
항상 그렇듯 제가 제부도 물때 확인하는 사이트에 들어가서 재빠르게 확인을 해봅니다.
제부도 바다갈라짐, 제부도 바다날씨- 바다타임 (badatime.com)
확인해보니 위와 같이 나옵니다.
이것은 하루 종일 물길이 닫히지 않고 열려 있다는 말! 그것도 지난 목요일 밤 (약)9시48분부터 계속 월요일까지 4일간 열려있으니 물길이 닫혀 못 들어가고 못 나오는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그럼 출발!
몇 분이나 흘렀을까? 바로 도착한 제부도 입구의 모습입니다.
이제는 계단에도 불이 들어오고, 올라가서 제부도 주변 경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된 워터워크가 제일 먼저 반겨줍니다.
우리는 잠시 사진을 찍은 뒤 제부도로 들어갑니다.
물길이 하루 종일 열려있으니 일요일 특정시간대에 밀리는 현상도 없습니다. 앗! 그런데 눈앞에 새로운 것이 보입니다.
2-3주 만에 와보니 달라졌어요.
줄에 케이블카가 달렸습니다.
제가 알기로 전곡항 ↔ 제부도를 오가는 케이블카가 이제 거의 완성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부도에 진입하여 오른쪽 길로 가다 보니 케이블카의 모습을 더 크게 볼 수 있었어요. 잠시 내려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가다가 보니 케이블카 승강장이 보여서 제부도에 들어가다 말고 차를 돌려서 한 장 촬영하였습니다.
이곳이 미래의 케이블카 승강장이 될 것 같아요. 아직은 공사 중인 것 같습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 랜턴을 안착시킬 장소를 찾아봅니다. 해는 저물었지만 아직은 밝은 기운이 많이 남아있었어요.
제부도에 놀러 온 가족들인 것 같았어요. 그늘막과 감성 전구들이 예뻐 보여 함께 한컷 찍어보았어요.
그리고 돗자리와 호박과 그 외 재료, 폭죽을 챙겨 자리를 잡았습니다.
카메라 플래시를 켜지 않으면 사물의 형태도 안 나올 정도로 어둠이 내려앉은 오후 6시 23분, 초를 꺼냈어요.
호박 속에 차례대로 촛불을 넣어줍니다.
드디어 불을 밝히고 모습을 드러낸 잭 오 랜턴입니다. 머리 뚜껑이 닫힌 온전한 잭 오 랜턴의 모습입니다.
불 켜진 호박을 보고 있노라면 아주 매력적이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되는 것 같아요.
머리 뚜껑을 없앤 잭 오 랜턴의 모습입니다. 머리 뚜껑이 없으니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된 것 같아요.
10월의 마지막 밤에 타오르는 촛불입니다. 입이 안보이니 더 사나워진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요?
안에 있는 촛불의 색깔로 인하여 코가 빨갛게 나왔네요. 만들 때 오빠가 속을 많이 파내어 피부 전체에서 좀 더 밝게 빛이 새어 나옵니다.
열심히 속을 팠지만 덜 팠나 봐요. 눈코 입에서는 빛이 화려하게 새어 나오지만, 피부에서는 덜 새어 나옵니다. 한 가지 만족스러운 점은, 머리 뚜껑을 만들 때 특별한 모양을 내지 않았지만 빛으로 인하여 올록볼록한 모양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고요한 듯 작은 바람만이 피부를 스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여 촛불이 2~3번 꺼지고 나서 머리 뚜껑을 닫았습니다.
한참을 잭 오 랜턴과 함께 사진을 찍고 나니 어디서 호박 타는 냄새가 나서 봤더니 촛불 때문에 뚜껑이 타버렸네요. 각각 하나씩 두개의 땜빵이 똭!! 이 정도 했으니 오늘은 여기서 그만하고 집에 들어가렵니다.
2021년 할로윈 데이도 10월도 이렇게 지나갑니다.
내일부터 11월입니다. 2021년 마지막까지 파이팅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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