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큰고양이 또또가 14일날 밤 8시쯤 삼촌이 오고가고 식구들이 들락날락 하는도중에 현관문이 열린 틈을 타 외출을 하였습니다.
밤이었고 항상 그렇듯이 동생이 학원 갔다가 10시쯤 돌아오니깐 그때 따라 들어오겠지 하고 밖에서 우나 안우나 소리에만 집중 했었는데 그동안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고 고양이 찾으러 나간 집사들은 멀리서 우리를 바라보며 주차된 차 밑으로 들어가는 우리 또또를 보고 집에 들어올 수 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동생이 학원에서 돌아오는 시간인 밤10시 전후가 되었고 이때도 우리집 고양이를 밖에서 볼 수는 없었는데요. 일단 그냥 들어오고 만약 소리가 나면 나가보기로 했어요.
하지만 그날 밤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죠.
15일 아침이 되었고 가족들 출근시간이 되어 아침 6시부터 밖에 나갔는데, 만약 우리 고양이가 누군가에 의해 손타지 않았다면 이름을 부르면 올텐데 조용한거예요.
아침 8시에도 또 가서 불러봐도 우리 고양이만 없는 공허함이 느껴질 뿐 조용했어요.
이때부터 뭔가 잘못된것 같다는 예측이 들었고, 키만큼 큰 담장 너머를 어린이자전거 위에 아슬아슬하게 올라서 이름을 불러보아도 우리집 또또는 대답도 하지 않았어요.
우리집 또또는 중성화 수술을 10개월때 했고 현재는 14개월차 입니다. 발정기간에 항상 이렇게 홀로 외출냥이를 했었고 밖에서 24시간까지 안들어 왔었고, 이때 아마 동네 지리는 어느정도 파악을 해놨을거예요. 하지만 중성화수술 이후에는 많이 안나갔고 일주일에 1번정도 꼭 자기가 나가고 싶을때만 문 열렸을때 도망가듯 나가기를 반복 했어요. 그리고 중성화 수술 이후에는 가는 영역이 확 줄고 항상 가는곳만 갔고, 더이상의 영역 확장은 하지 않는것으로 보였어요. 밖에 나가도 집앞 차 밑에 있다가 그냥 들어오고, 집 뒤에 산을 막아놓은 난간을 뛰어다니다가 들어오고, 산에있는 돌 위에 올라서 앉아있다가 들어오고, 멀리가는곳이라면 학교 뒤 테니스장이 마지노선이었죠. 그래서 주변에 없다 싶으면 「또또야!」하고 이름을 부르면 멀리 있다가도 어느새에 발밑에 와서 얼굴을 부비고는 했었지요. 얘가 만약 집사들의 얼굴을 밖에서 보긴 봤지만 집에 들어오고 싶지 않으면 다리에 얼굴을 부비더라도 집사손에는 잡히지 않아요. 들어오고 싶으면 포복자세로 자기 안고 가라고 자세를 낮춰 줍니다.
그런데 오늘은 집사들이 한명씩 나가서 아무리 불러도 오지 않았어요. 울엄마는 뒷산이 끝나는 지점까지 이름 부르면서 찾아보고는 집에 돌아와서 또또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다리가 풀려 앓아 누웠고, 항상 식탁위에 올라오는 또또를 곁에 두고 생선살이라도 발라주던 아빠는 퇴근후에 계속 안절부절 바깥에 나갔다가 들어왔다를 반복했어요. 동생도 저도 계속 15일 내내 나가서 불러보기를 여러번...또또는 오지 않았어요. 결국 집사들은 울어 버렸어요.
그렇게 슬픈 스승의 날이 끝나고 16일이 되었습니다.
16일에는 비가 오기 시작했어요. 펑펑 내리는 비에 또또가 걱정됐고 장농을 열면 장농속에서 또또가 나올 것 같았고, 밖에 나가서 부르면 야옹 하며 와서 부빌것 같았고, 이동장 속에 앉아있을것만 같았어요. 그러면서 집사들이 추정하기를 분명 사람손타서 없어진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어요. 얘가 털정리도 되어 있었고 깔끔한데 자꾸 담장너머에서 왔다갔다 하니깐 지켜보다가 집나온 고양이인줄 알고 누군가 키우려고 데려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자기집 창문이 어디 달렸는지도 알아서 앞집 창틀에 앉아서 집사랑 대치도 하고 자기집은 정확하게 귀신같이 찾아오는 애인데 누군가 데려가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반응을 안할 수가 없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인터넷을 좀 찾아보니 트럭 같은데 올라갔다가 운행되는 바람에 멀리 갈 수도 있고, 교통사고 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얘는 도로가로 나가는 애가 아니기에 그럴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생각했어요. 만약 혹시나 누군가 데려갔다면 밥 굶기지 말았으면 좋겠고 마음에 안들면 다시 여기 근처에다가 데려다 놨으면 좋겠다고까지 생각을 했어요. 얘는 사람 싫어하고 이빨로 사람 살 무는 애라 키우기 힘든 애니깐 일주일이 고비일거라고도 생각을 했고요.
그렇게 16일도 마무리 되어가던 밤 9시.
저는 제방에서 기대어서 누워있고 우리집 작은고양이는 배위에서 자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집 뒤쪽에서 「꺄악 ----」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저는 고양이 소리라는것을 바로 직감할 수 있었죠. 우리 또또가 사람이 안으면 다시 내리고 싶다고 발버둥칠때 저런 소리를 내거든요. 하지만 "길고양이 일거야" 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어요. 그런데 제 배위에서 자고있던 아기고양이가 갑자기 놀라더니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거예요. 그래서 저도 일어나서 불이 꺼진 거실로 나왔고, 제 동생도 꺄악 소리를 듣고 거실로 나왔어요. 제가 동생에게 고양이 소리 못들었냐고 하니깐 자기도 문열고 그소리 듣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나가보자고 말하니 동생이 손전등을 들고 나왔어요. 그리고 뒤따라 가려는 찰나에 갑자기 빌라가 울리는 거예요. 우렁찬 「야옹 야옹!」 빌라 안까지 들어와서 우는 고양이는 우리고양이 밖에 없거든요. 문을 여니깐 우리 또또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뛰어 들어왔습니다.
완전 감격하여 저는 비명을 질러댔고, 그와 동시에 우리 고양이가 가출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던 윗집 아주머니께서 또또가 온것 같다고 전화를 주셨어요...ㅠ ㅠ
윗집 댕댕이도 또또가 돌아온걸 알았는지 반응 했다고 해요.
그렇게 또또를 다시 만났어요. 16일 하루종일 비가왔는데 또또는 젖어 있는곳이 없었고, 몸 다친곳도 없어 보이는것으로 보아 누군가 데려갔다가 풀어 놓은 것으로 보여요.
우리가 들었던 꺅소리는 누군가에 의해 안겨있다가 풀려날때 냈던 소리 같습니다. 이 소리가 난 후 2분정도 후에 또또가 들어왔으니까요.
아무튼 집나간지 이틀만에 무사히 들어온 또또...!
이번일은 또또도 집사도 처음있는 일이라서 많이 놀랐는데 바깥세상은 위험하니 나가지말자!
※PS. 반려동물 키우시는분들 조심하셔야 할것 같습니다.
정말 없어지는건 한순간인것 같아요.
우리고양이 품종묘도 아니고 아기고양이도 아닌데 이런일이 일어난거거든요...ㅠㅠ 더군다나 여기는 도심가도 아니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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