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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화 수술을 한지도 꽤 되었다. 이제는 남성적인 힘이 거의 사그라들고 없을것 같은데...오늘! 아침 10시부터 중성화수술 전에 하던 행동을 우리 또또가 다시 시작 하였다. 심각한건 아니고 밖에 나가고 싶어서 계속 울어댔다. 중성화 수술 전과 다른점은 울음소리가 나즈막해지고 소리가 야옹! 이라는 점이다. 중성화 수술 이전에는 "오~~~~~~~~~~~"라고 울었었다. 

 

야-옹! 야---옹! 야--옹! 야-----옹!

 

너무 시끄러워서 집사는 결국 오전 11시에 현관문을 열어주었다. 40일 이상 밖에 안나갔던 우리 또또는 남의집 앞에 있는 에어컨 실외기에 얼굴을 비비며 자기 냄새가 안남아 있는지 한참동안을 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중성화 수술 이전에는 24시간 이상도 바깥을 배회하고 다녔던 고양이였는데, 안나가나 싶었더니 또 나간것이다.

 

참고로 우리고양이는 집고양이 엄마에게 태어나서 2개월에 우리집으로 온 집고양이다. 마당냥이가 아니다.

 

집사는 걱정되서 계속 창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뭐하고 있나 확인하고, 집에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며 고양이의 동선을 체크하고 있었다. 오늘 고양이 때문에 나갔다 들어왔다 했던 횟수가 40번은 넘을것이다.

 

그런데, 어디선가 바깥쪽에서 아기 울음소리 같은것이 들려서 창문을 통해 확인해보니 강아지라고 착각할 만큼 꽤 덩치가 있는 흰색 지분이 많은 치즈태비 고양이가 우리 고양이 또또를 찾아온 것이다. 우리동네에는 바둑이 같은거랑 검은애들 밖에 없는데 하얀애가 오다니 아마도 여자고양이가 발정기가 와서 잠깐 이쪽으로 온 것 같다. 

 

사진설명 : 첫만남! 자신없고 털도없고 불*도 없는 남자고양이 또또와 또또를 찾아온 흰색지분이 많은 치즈태비 여자고양이!

 

 

「우리 또또 빈땅콩인디...이걸 우째.」

 

또또는 그 고양이에게 싫다고 하악질을 해댔지만, 그 여자고양이로 추정되는 치즈태비는 계속 우리 또또 엉덩이 냄새를 맡으려고 따라다녔다. 한 5분쯤 지나자 치즈태비 고양이와 우리 또또는 코키스를 하고 있었다. 나가보니 둘은 집 뒤의 산 위로 껑충껑충 뛰어 올라가버린 후였다. 둘이 밀월여행을 떠났다고 생각이 들어서 집사들은 고양이를 기다렸다.

 

오전 11시에 나간 우리 고양이는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 길 위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졌다.

 

차였나보다. 여자고양이가 빈땅콩이라서 버리고 갔나보다.

 

그리고는 집에 들어오고 싶어서 계속 집앞까지 와서 앙칼지게 「야옹! 야옹!」 울어서 현관문을 열면, 들어오는게 아니라 저 멀리 도망가고를 반복했다. 간식으로 유인했지만 실패 또실패. 집사마다 나가서 「또또야!」하고 이름을 부르면 처음에는 꼬리를 지팡이 모양으로 바짝 세우고 「반가워~」라고 표현하면서 집사가 부르면 집사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계속 튀어 도망가고를 반복했다. 이것을 40번정도 했을것이다.

 

지친 집사들은 집에 돌아와서 귀를 쫑긋 세우고 생활하고 있었다.

 

그렇게 오후 2시30분이 되었다.

 

동생이 외출하려고 집앞에 나갔는데 고양이가 집 앞에 앉아있었다고 한다. 비벼대고는 이제 자기를 잡아가라고 동생 앞에 납작하게 앉아서 데리고 들어왔다고 한다. 결국 우리 또또는 목욕을 하고 다시 집고양이가 되었다. 원래 11시30분쯤에 밥먹는데 밥도 못먹고 뛰어다녀서 뱃가죽이 등에 착! 하고 붙어 있었다. 집고양이는 밖에 나가면 이렇게 아무것도 못먹는다.

 

우리 고양이 늦은 점심밥을 먹으며 오늘의 실패한 미팅 에피소드는 이렇게 끝이났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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