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불러보아도 아무런 고양이 기척이 없을 때가 간혹 있는데 오늘이 그날이에요.
우리 고양이는 스스로 선택한 자신만의 아지트에서 꿀잠을 자거나 아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가 종종 있어요. 집사들은 고양이가 안 보이면 찾아보는데, 우리 고양이를 아주 한참 동안 찾을 수가 없었어요. 고양이는 과연 어디로 간 걸까요?
어엇!
아무리 찾아도 없더니 칙칙한 남집사의 옷걸이 아래에서 고양이가 살짝 보입니다. 꼭 바닥에 있는 스케치북이랑 색깔이 비슷하여 보호색 제대로 발동한 것 같아요. (어쩌다 보니 열 일하게 된 스케치북!)
집사는 고양이를 불러보았어요. 고양이는 칙칙한 남자 집사 옷걸이 사이에서 빼꼼 얼굴을 내밉니다.
「니가 왜 거기서 나와 ~ ♪」
집안을 온통 다 찾아도 없더니 남집사 옷걸이 사이에서 나왔습니다.
요즘 새로 정착한 야옹 아지트인가 봐요.
과연 우리 고양이 쬬쬬는 혼자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던 걸까요?
집사는 너무 궁금해서 옷들을 슬쩍 옆으로 밀어 보았어요.
우리 고양이 무서운 표정을 하고 아주 빠르게 온 몸을 핥고 있었어요.
지금 폭풍 그루밍 삼매경입니다.
집사 왈 : 서.. 설마 은신처를 알아냈다고 노려보는 건 아니겠지....?
노려본 게 아니란 말씀이라 옹! 너무 졸려서 그런 거라 옹!
원래 그루밍을 할 때는 무서운 표정을 지어야 스피드가 붙는다옹 ~!!
집사가 보기에 고양이는 졸려 보였지만, 은신처를 들킨 고양이는 얼마 못가 자리를 떠났습니다.
우리 고양이 쬬쬬가 떠난 자리에는 털 묻은 남자 집사의 바지만 덩그러니 남았다는 슬픈 이야기를 전해드리면서 앞으로 고양이가 은신처에서 쉬고 있으면 모른 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요.
다음에 또 재밌는 이야기로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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