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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요일

 

토요일까지 평소처럼 풀근무를 하고 꿀같은 일요일 아침을 잠으로 맞이했는데, 폰이 울린다.

「울엄마」

"지금 학교 운동장에 있어. 자전거 배우고 싶으면 얼렁 나와~"

엄마가 잡아주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보여서 더 자고 싶었으나 대충 아무거나 주워입고 운동장에 나갔다.

 

여기에서 왜 이렇게 늦은 나이에 자전거타기를 배우느냐고 묻는다면, 여러가지의 대답을 할 수 있다.

섬 같은 곳, 한강, 야외 풍경이 좋은 여행지에 가면 보통 자전거를 대여해주는 곳도 많은데 탈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중학생 시절에 논길에서 혼자 자전거를 배웠었다. 이때 탈줄도 모르면서 꽤 경사진곳에서 내려오다가 확 넘어지고 손가락에 쭈욱 스크래치를 내고 피를 본 후 배울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자전거를 이때 탈 수 있었다면 그 수많은 시간들을 걸어다니지 않아도 됐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남들보다 느리지만 배운다면 분명 내가 발전하는거니깐 힘을내서 운동장 착지!

 

AM 11:30 자전거 중심잡기

아마 두발 자전거를 처음타는 사람은 다 그럴것이다.

넘어질 것 같은 두려움이 있는 상태에서, 중심은 안잡히고 발이 페달위에 올라가는게 아니라 자꾸만 땅에 내려놓게 된다.

 

나보다 일찍 자전거를 배운 동생의 말 : 왼쪽 페달을 약간 올려서 그걸 밟으면서 자전거가 앞으로 나가면 중심을 잡으면서 오른발도 페달에 올려.

 

페달에 발이 안올라가는 상태로 30분쯤 자전거와 씨름하고 있는데 진전없는 상태만 지속되다보니 지친 엄마는 집으로 들어갔고, 나는 가려고 하지 않는 자전거와 계속 씨름했다.

그렇게 씨름하기를 2시간쯤 되었을까? 운동장에는 걷기운동을 하는 사람 2명이 계속 운동장을 돌고 있었다.

 

이때부터 경사가 약간만 진곳! 즉 운동화 신발굽 정도의 얕은 경사가 지고 넘어지더라도 많이 다치지 않을 비교적 깔끔한 보도블럭 위에 자전거와 내가 함께 서있었다.

그리고 계속 연습했다.

실패

또실패

또실패

또실패

또실패

그렇게 페달은 돌리지 않으면서 두발을 땅에 거의 지탱하다시피 하면서 자전거의 중심을 잡기 시작했다.

자전거는 내가 페달을 돌리지 않아도 중심을 잡을 수만 있다면 앞으로 굴러갔고, 무한 연습을 하니 조금씩 중심을 잡고 서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렇게

1초

4초

5초

자전거 위에서 중심 잡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면서 자전거가 버티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느순간 두발이 패달위로 다 올라가고 굴릴 수 있게 되었으며, 마침내 자전거가 내가 굴리는 페달의 힘으로 전진하고 있었다.

 

얏호! 성공!

 

체육시간 가장 낮은 점수였던 운동신경 안좋은 나도 2시간만에 자전거를 탔으니,

나보다는 운동신경 좋은 여러분은 1시간 연습하면 탈 수 있으리라 ㅠ ㅠ 생각이 든다.

 

이 글 보시는 분들 두발 자전거 처음 배울때 포기하지 마세요.

며칠 해야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쉽게 됩니다.

첫 페달을 돌릴때의 기쁨을 이 글을 읽는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네요!

 

꼭 두발자전거 타기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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