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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11시에 난자 채취 일정이 잡혀 있었어요.

 

난임 병원에서 적어준 안내문에 10시까지 와야 한다고 적혀 있었기에 오빠와 저는 아침 일찍부터 준비를 하고 병원으로 향했어요.

 

우리 부부는 1층에서 바로 각자의 QR코드를 찍고, 오빠는 정액 채취를 위해 바로 10시에 비디오실(?)로 향하고 저는 안내에 따라서 옷을 갈아입고 열체크를 하고 병원 침실로 안내를 받아 침대에 누워 팔에 바늘을 꽂고 수액을 맞으며 대기하고 있었어요.

 

병실의 첫 느낌은 뚜뚜 뚜뚜 기계소리가 무섭게 느껴졌어요.

 

수액을 맞으니 몸에 수분이 보충되는 느낌이었어요. 밤 12시부터 물 포함 아무것도 섭취하면 안 되었기에 수액이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어요.

 

그렇게 대기를 하던 중, 마취에서 깨어났는지 끙끙거리며 흐느끼는 젊은 사람의 울음소리도 들리고, 시술실로 안내받고 병실을 빠져나가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도 들렸어요.

 

그렇게 10시 55분 정도가 되자 저도 맞고 있는 수액 링거를 간호사 언니가 들어주시고 함께 이동했어요. 화장실로 안내받아서 쉬를 하고, 시술실로 들어갔어요.  

 

스스로 시술대에 올라 자세를 잘 잡고 누워서 주변을 살펴보니, 나의 수액 링거 아래에 주사기 하나가 더 매달려 있었어요. 아마도 그게 마취주사인가 봐요.

 

곧 담당 의사쌤이 오셨고, 나의 얼굴에서 KF94 마스크가 빠지고 산소마스크가 장착되었으며, 「뻐걱지근 합니다~」 목소리가 들리길래 눈을 감았어요.

 

그 후, 머리 쪽에 약이 퍼지는 느낌이 나면서 뭔가 아득해지며 잠들었어요.

 

11시 34분 ~ 38분 사이!

제가 대기했던 아까 그 침대에 누워서 이동하고 있었어요. 끌고 가는 침대의 바퀴소리에 제가 깨어났어요.

깨어나고 나서 대기하고 있던 곳으로 도착 후에 위쪽에 보관하고 있던 핸드폰을 집어서 시간을 확인해 보니 11시 38분이었어요. (난자 채취 시술은 30분 정도 걸린 것으로 추정합니다.)

 

깨어나자마자 아랫배가 아파왔어요. (다행히 위장은 뒤집어지지 않았어요.)

스스로의 판단에 괜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조금 기다려보았는데, 그래도 심한 생리통의 중상 정도의 통증이 가시지를 았어요. 간호사 언니가 무언가 확인하러 오셨길래 지금 심한 생리통처럼 배가 아프다고 말씀드렸어요. 간호사 언니는 진통제 들어갔나 확인해 보고 놔준다고 얘기해 주셨어요.

 

그리고 얼마 후, 진통제가 투여되었어요. 진통제를 맞고 3분 ~ 5분이 흐르니 이제 배가 아프지 않아요. 그렇지만 좀 더 누워서 쉬기로 했어요. 그때에 간호사 언니께서 병원 점심시간이 12시 30분부터 1시 30분 까지라서 담당 의사 선생님 보고 가려면 1시 30분까지 병실에 있어야 한다고 안내받았어요.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난자채취 후, 멀쩡해져서 침대에 기대어 앉아있음.

 

그리고 주렁주렁 줄들이 매달린 팔(왼쪽 팔 수액 링거, 엄지손가락 산소포화도 재는 거 / 오른쪽 팔 10분마다 자동으로 자신을 부풀려 혈압 재는 기계)을 겨우 움직여 점심시간에도 대기하고 있을 오빠에게 문자를 하나 보냈어요.

 

12시 10분쯤,

나의 문자 : 오뽜 편의점에서 뭐 먹고 있어

오빠 : 던킨에서 커피 구입해서 먹고 있어 / 이따 같이 점심 먹자

나의 문자 : 잘했어 웅웅웅웅웅

 

그 후, 수액이 바닥이라서 새것으로 교체가 되었고, 수액이 교체가 되고 나니 진통제가 몸속에서 희석되는 듯 약한 통증이 다시 생겼어요. 그렇게 30분쯤 쉬었을까?! 12시 40분 정도가 되자 생리통 같은 아픔은 거의 사라지고 복부 불편감만 느껴지길래 아예 침대에서 일어나서 앉아있었어요.

 

다시 무언가 확인하러 들어오신 간호사 언니께서 불편한데 없냐고 물어보시고 앉아있을 수 있게 침대를 세워 주셨어요. 그래서 쭈욱 침대에 기대고 앉아있다가 거의 갈 때 즈음에 다시 누워서 아래에 거즈 넣어놨던 것을 빼주셨고, 아랫배도 손으로 힘주어 눌러보셨어요. 울컥하고 쏟아지는 느낌 없냐고 물어보셨던 것 같아요. 저는 그런 거 없어서 병실 탈출 성공!

 

다시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여전히 1층에서 대기하고 있는 오빠한테 다 쉰 목소리로 전화를 했어요. (목이 왜 쉬었는지 모르겠지만 병실에서 나온 뒤 목쉰 것이 하루정도 지속되었어요.) 

오빠가 30초도 안되어 나타났어요. 오빠는 저에게 고생했다고 말해주었어요. 오빠랑 같이 2층으로 올라갔어요. 수납창구에 난자 채취했는데 이제 뭐 해야 하냐고 물어보니깐 QR코드 찍을 필요 없이 담당쌤 진료실 앞에서 대기하라고 하셔서 오빠와 함께 진료실 앞으로 이동했어요.

 

진료 대기 안내판에는 제 이름 옆에 시술자라고 써져 있었어요. 대기하면서 병실로 들어갈 때 채워졌었던 이름과 생년월일, 배우자 이름 적힌 팔찌를 풀고, 링거 자리 반찬고도 떼어냈어요.

 

그러고 나서 진료 대기 안내판이 제 이름을 호명하자 담당 원장님 뵈러 진료실로 들어갔어요. 원장님과 간호사 언니랑 활짝 웃으면서 난자 14개 채취되었다고 알려 주셨어요.

 

원장님 생각보다도 개수가 더 나왔다고 하셨어요. 저도 12개 예상했었거든요.

이전 이전 진료에서 질초음파 하면서 원장님께서 잰 게 약 10개였고, 그다음에 이틀 뒤 담당 원장님 휴진이어서 옆집 원장님께서 잰 게 약 12개였고 그 이후에 난포 터지는 주사를 맞았기에 많이 나와도 12개 정도겠구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14개가 나왔고 등급별로 분류하면, 상급 난자 8개, 중급 3개, 하급 3개라고 하셨어요. 

상급 난자들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수정이 될 거고, 나머지는 키워서 수정시키거나 해야 한다고 했던 것 같아요.   

 

배아도 상급이 많이 나와야 할 텐데...!

아, 그리고 저 같은 경우 이번에 신선 이식은 안된대요. 자궁 내막 문제로 이식해도 임신이 안된다고...()

뱃속의 회복과 생리를 기다리며 다음을 기약합니다. 

 

오빠와 함께 상담실로 이동했어요. 추석 끝나고 병원 예약을 잡았어요. 다음 주에 배아 상태에 대해서 들으러 갑니다.

 

이것으로, 시험관 1차 난자 채취 끝!!

일단 현재까지는 무사히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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