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사람들이 유난히 가품향수에 민감한데, 당해보니 왜 민감한지 알겠더라구요.

향수시향을 매일매일 하다보니, 저에게 이런날도 있나봅니다.

평소에 저는 믿을만하고 오래되고 이미 인터넷에 입지를 굳힌 향수사이트들을 가격비교하여 샘플향수나 미니어처를 구입합니다.

물건이 항상 완벽했기 때문에 여태까지는 이런일이 없었습니다.


2011년 06월06일 밤,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어느 판매자에게 미니어처 향수 구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물건 구매자들이 인터넷 주문을 하고 느끼는 설레이는 마음을 가지고 기다렸죠.

저는 「(크리스찬)디올 포에버앤에버 15ml」와 「샤넬 코코마드모아젤 EDP 7.5ml」를 주문했었는데요.

2011년06월09일 1시가 넘은시간, 저에게 도착한건 가짜 미니어처 향수 2개였습니다.

선물포장을 특별히 부탁하지 않았는데, 향수 2개는 아름다운 포장지속에 살며시 감춰져 있었습니다.

아마도 포장지에 둘러싸인 향수를 본 사람들은 누구라도 「판매자가 아주 좋은 사람이구나!」라고 떠올릴 수 밖에 없었을 거예요.

거기다가 초코바와 사탕등등 기대하지 않았던 물건들까지 같이 왔어요.

그야말로 선물받는 기분이었고, 서비스가 너무 완벽했기에 제 기분도 좋았습니다.

기쁜마음에 사진도 찍어봤습니다.

 

 


 

하루하루 향수를 시향하고 그때그때 시향기를 올리는 저는 다른 무엇보다도 향기가 중요하기에 포장이 아깝지만 바로 뜯어냅니다.

첫번째 향수는, 「샤넬 코코마드모아젤 EDP 7.5ml」였죠.

판매자의 양심속에 가려진 악마는 그때부터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예쁘게 별까지 붙여서 보내준 포장지를 뜯었습니다.

 

 

 

상자속의 향수를 꺼냅니다. 그리고 향수 뚜껑을 돌려서 열어봅니다

바르는 형태의 향수네요. 저는 오른쪽 손목에 살짝만 발라봅니다.

그런데 향이 달랐어요. 여기서 향이 다르다는건 알콜향이 싸하거나 기존향보다 연하거나 오래되어 기존향이 변질됐거나 그런 개념이 아닙니다.

조금만 검색해보시면 아시다시피 두 향수 모두 제 블로그에 이미 시향기를 적어놓은것도 있었고,

일반인 판매자분께 시향분 구입한것도 남아 있었죠.

여기서 일반인 판매자에게 구입한 향이 가품일수도 있지 않느냐? 라고 문제를 제기 하신다면,
판매자분들도 본인이 사용하기 위해 100ml ~ 50ml 향수를 백화점, 면세점등에서 구입했는데 혼자 쓰기 너무 많아서 소분판매 하는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사용할 향수를 가품으로 구입하진 않는다는거죠.  
 
시향분과는 확실히 다른 향이 납니다.

정품향수가 아니었던거죠.

제 코를 의심하고, 상자를 여러번 바라보고 여러번 향수 뿌린 손목에 코를 대고 향을 맡아봤지만 결국 가짜향수였습니다.

조금 화가 난 저는「(크리스찬)디올 포에버앤에버 15ml」향수의 포장을 뜯어봅니다.

아름다운 포장지 속에 가려진, 비닐에 싸여있는 상자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비닐을 뜯고 상자를 열어 미니어처를 들어 올립니다.

 

 



앞면이 찌그러져 조금은 이상하다고 느낄 수 있는, 유리로 만들어진 미니어처 바틀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어딘가 이상합니다. 바틀 아랫면은 어설프게 페인팅된 모습이었죠.

저는 바틀이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고, 바로 오른쪽 손등위에 뿌려봅니다.

처음부터 단내로 베이스를 잡는 흔한 플로럴향이 나는군요. 단일향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향이 같았습니다.

이번에도 가품향수였습니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일반 구매자인 우리는 이 두가지로 간단하게 정품향수를 구분할 수 있을것입니다.

1. 바틀과 바틀상자에 찍혀진 일련번호가 일치하는가?


 (미니어처지만 판매원스티커도 부착되어있고 일련번호도 있군요.)
(샘플 같은 경우는 판매원 스티커가 부착되어져 있으면 일련번호가 없기도 합니다.)
(그 반대의 경우가 있기도 하구요.)

 



2. 우리나라 정식 수입원 스티커가 부착되어져 있는가?

 




제가 주문했던 향수는 일련번호도 수입원판매스티커도 없었습니다.

저는 오픈마켓측에 구매확정을 하지 않은채 고객센터에 먼저 문의글을 올립니다. (구매확정을 하면 오픈마켓이 판매자에게 돈을 지급하니까요)

계속 답변 대기중이라고 나옵니다.

생각하고 또생각하다가 판매자의 판매글 아래에 있는 상품Q&A에 글을 썼습니다.

그 글은 대략 이런것입니다. 내용은 더 길지만 여기서는 간추려 적겠습니다.

내가 향수를 개봉했지만, 향기가 생명인 향수가 향기가 다르다.
만약 1~2회 바르고 펌핑했다고 환불이 안된다고 말씀하신다면,
향기를 아려면 개봉을 해야 확인이 가능한데 받은 향수에서는 완전히 다른계열 향이 난다.
택배에 의해서 흔들려서 향이 다른게 아니다.
그래도 우기신다면 내가 직접 정품향을 알려주겠다.
정품 아닐시 100% 보상이라 했는데, 100% 정품이 아니니 환불해달라.
구매확정 하지 않은채로 오픈마켓측에도 문의해놨다.

다음날, 아침 8시부터 전화가 왔어요.

자다가 깬 저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판매자 였습니다.

제가 정품이 아닌것에 대해서 부연설명 하려는데, 좋게좋게 물품을 다시 보내달라고 합니다.

보내면 환불을 해주겠다고 합니다.

향수류는 펌핑하면 반품이 안되는걸 알고 있기에, 저는 한번 더 확인합니다.

제가 한두번씩 바르고 펌핑했습니다. 가지고 있는 정품과 향이 완전 달라요. 정품이 아니니 환불해주시겠습니까?

해주겠답니다.

정품이 아니니깐 어떻게든 정품 증명도 하지 못하고 한번 찍어 발라본 향수임에도 흔쾌히 반품 받아주는거겠죠.

그렇게 반품에 대해 합의를 했고, 오픈마켓측에 반품신청을 했습니다.

제가 올렸던 판매자 Q&A에는 답변이 올라와 있었는데요.

다른 구매자들이 보고 구매 안할까봐 저를 깔아뭉개는 모욕적인 글이 있었습니다.

마지못해 반품/환불 해주겠다는 식의 글이었지요. (글은 생략합니다)

저는 그 글 자체에는 크게 개의치 않았어요.

그후,

가짜향수를 다시 뽁뽁이에 포장하고  별까지 붙은 갈기갈기 뜯긴 포장지와 함께 서비스로 받았던 초코바등의 물건을
 
다시 포장후 6월10일 금요일, 택배 아저씨께서 수거해 가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환불 받았습니다.

아래는 환불 인증샷! (^_^)

 



저는 향을 이미 알고있는 향수를 2개 구입해서 2개가 다 가품이었습니다.

여러가지의 향수들중 판매자가 팔고 있는 향수가 전부 다 가품일수도 있고, 일부만 가품인데 제가 운나쁘게 둘 다 걸린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보통 미니어처향수들은 향에는 별 관심 없는 바틀수집자나 정품의 향을 모르는 분들이 양도 적고 귀엽고,
 
정품보다 값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선택하시는 경우가 많거든요.

정품의 향을 모르시는 분들은 이 향수가 가품인줄 모르고 원래부터 이런 향이 난다고 생각하실 수 있다는거죠.

오픈마켓측에 신고 했던것은, 처리가 되었습니다.

오늘로서 가짜 미니어쳐 향수는 더이상 판매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실성이 묻어나는 길고긴 장문의 글이 효과가 있었나봅니다.

 


피해자들이 더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감합니다.

여러분들 화장대에 혹은 장식장에 예쁘게 비치해 놓은 향수는 안전하십니까??





※ 여기서 추가할점은 그렇다고 오픈마켓에서 판매하는 향수가 전부 다 가품은 아닙니다. (아시죠??)
   제가 이전에 향수를 구입한 적이 있었는데 정품이고 이상 없는 물건이었습니다. 
   일부 몰상식한 판매자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랍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