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오늘은 임신주수로 10주 6일이 되는 날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문제가 생겼어요.
입덧이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린 거예요.
 
임신 초기니깐 태동도 전혀 없고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입덧의 유무로 뱃속 아기가 잘 있구나!라고 판단하고 심적 안정을 찾곤 했었는데요.
 
10주 0일 차가 되던 5월 11일 아침.
먹덧과 토덧 그리고 울렁덧이 지속되던 지난날들과 달리 아침에 일어났는데 완전히 멀쩡했어요.
 
마치 임신 전의 나로 돌아간 느낌. 임신 전의 너무도 상쾌한 컨디션이 이어졌어요. 입덧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10주 0일이 되던 아침에는 신랑에게 계란프라이를 해줬습니다. 이건 많은 발전이에요. 입덧 시작하고부터는 기름냄새와 찌개 끓어오르는 냄새, 고기류가 끓여지는 냄새, 고추장 베이스의 찌개나 음식들 냄새만 맡으면 화장실로 달려가야 했기 때문에 부엌일을 100% 신랑이 해왔었어요. 출근하는 신랑이 아침에도 시간 쪼개서 직접 해 먹고 갔을 정도로 저의 상태가 안 좋았었죠.
 
하지만 10주 0일부터는 아침에 일어나서 오후 12시까지 임신 전 습관대로 아무것도 안 먹고 버텼는데도 속 쓰림이나 울렁거림이나 배가 고픈 신호가 전혀 없었습니다. 보통은 먹덧이 있기 때문에 아침에 눈 뜨자마자 그게 몇 시가 되었든 바로 음식을 넣어줘야 했고 만약에 배가 고픈데 음식을 안 먹으면 빈속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거품 섞인 침 같은 토가 좀 나오다가 쓰디쓴 노오란 위액을 다 게워내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그냥 토하고 바로 음식 먹으면  신기하게도 잘 들어갔어요.
 
하지만 입덧이 없어졌고 입덧 때문에 거부감이 들었던 음식들을 먹을 수 있게 되자 입덧 시작 후 처음으로 김치볶음밥을 직접 해먹기도 했어요. 빨간 음식을 못 먹었었는데 이게 뭔 일입니까...?!
 
입덧약 없이 컨디션은 정말 좋은데 갑자기 괜찮으니 너무 이상하다 싶어서 인터넷 폭풍 검색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이런 경우 예후가 안 좋은 경우 VS 멀쩡한 경우 이렇게 나눠져 있었어요.
 
현재 저 같은 경우는 5월 6일 (임신주수 9주 2일) 난임병원 졸업 이후 담당 병원이 없이 붕 뜬 상태이고, 분만병원에 12주 1차 기형아 검사(목둘레 투명대 NT검사)를 예약해 놓은 상태입니다. 분만병원에 예약을 다시 잡고 초진 보러 갈 수도 있지만 멀기도 멀고, 며칠 동안 입덧 없는 멀쩡한 상태가 지속되자 급 불안함이 극에 달하기 시작하여 신랑이랑 같이 산과가 없는 동네 산부인과에 갔습니다.
 
다른 건 필요 없고 초음파로 잘 있나 확인하고 심장소리만 들으면 될 것 같았어요. 동네 산부인과도 초진은 아니니 접수를 하고 초음파 보러 왔다고 얘기를 하고 올라갔어요. 산부인과 쪽은 오후에 가서 그런지 사람이 없었어요. 초음파 봐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하고 진료실에 들어가서 바로 초음파를 봤는데요.
 
동네 카페에서 본 정보에 의하면 「병원에 질초음파만 있는 것 같고 질초음파만 된다」, 「나는 배초음파로 봤다」 이런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제가 내린 결론은 초음파 기기는 동네에 있는 진료만 보는 산부인과들 모두 배초음파 질초음파 다 갖추고 있고 임신주수가 작으면 질초음파, 임신주수가 10주 넘어가면 배초음파로 본다고 결론 내렸어요. 간호사선생님이 의사 선생님께 "질초음파로 해야 할까요? 배초음파로 해야 할까요?" 이렇게 여쭤보셨거든요.
 
저는 10주 6일 차에 배초음파로 봤습니다.
배초음파로 안 보이면 질초음파로 본다고 하셨는데 배에 대자마자 바로 선명하게 나와서 배로만 봤습니다.
 

착시현상이 아니라면 이제는 얼굴 형태가 보이는 듯! (10주 6일)

 
10일 만에 보는 초음파라 그런지 이제는 웬 사람이 한 명 딱 누워서 팔 흔들고 있는데 놀라웠어요.
걱정을 무지 했는데 크고 일정한 심장소리도 듣고, 초음파 화면으로만 봐도 성장도 더 한 것 같았어요.
의사 선생님께 입덧이 갑자기 없어져서 왔다고 하니, 임신기간 내내 심하게 입덧하면 어떻게 사냐고 그러셨...!(이하 생략)
그렇게 초음파 사진을 받아서 병원을 나올 수 있었습니다.
 
저의 심했던 입덧은 없어질 때가 돼서 없어진 것 같아요. 80% 정도 입덧이 없어졌다고 봐도 되는 상태로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시작하고 일찍 끝난 것 같아요. 아기는 잘 있었고 불안하면 병원에 한번 다녀오는 것이 심적 안정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교훈을 얻었으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 짓습니다.
 
 

반응형